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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주호영과 김의겸·손혜원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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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7.30 11:34:15

(왼쪽부터)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김의겸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손혜원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유례없는 수도권 집값 폭등 사태가 정부의 강도높은 규제 대책에도 잦아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강남 등지의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여야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6일 MBC ‘스트레이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12월 29일 통과된 재건축 특혜법안 ‘부동산 3법’에 찬성표를 던진 127명의 의원 중 약 49명이 강남 3구에 아파트를 보유해 해당 법안의 제정으로 이익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단독보도했다.

부동산 3법에는 민간 주택에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3년간 유예해주며, 재건축 조합원에게 최대 3개의 주택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재건축 사업에 막대한 특혜를 주는 법안이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강남 3구에 재건축 대상인 30년 이상 아파트를 보유해 이 법안의 직접적 수혜자가 된 의원은 49명 중 21명이었는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경대수, 김동완, 김성찬, 김진태, 김회선, 류지영, 신경림, 신의진, 심윤조, 유승민, 윤영석, 윤재옥, 이노근, 이민우, 이상일, 이완영, 이한성, 이헌승, 장윤석, 주호영, 한기호 등으로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었다.

이 중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김도읍, 박대출, 박덕현, 주호영 등 4명인데, 주호영 현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재건축 아파트인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를 1채 소유하고 있었고, 해당 호실 가격이 당시 22억원에서 현재 45억원으로 올라 약 23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자신이 이익을 볼 수 있는 법안을 앞장서 제정하고, 그 법을 통해 수혜를 얻는 방식은 흔히 ‘공직자 이해충돌(Conflict of Interest)’로 비판받는다. ‘공직자 이해충돌’이란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공직자의 공적인 의무가 개인의 사적인 이해와 충돌하는 상황을 말한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용납해선 안될 ‘공권력의 사적 활용’ 사례다.

서휘원 경실련 정책실 간사에 따르면, 공직자 이해충돌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재개발 계획 담당자가 개발계획 지역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최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기업의 부품 구매 담당자가 그의 가족이 소유한 기업의 부품을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짐에도 구입하는 경우 등이다.

 

사진=MBC 스트레이트

앞서 새누리당 의원 21명의 행태는 명백히 첫 번째 사례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해당 의원들에 대한 비판 기사나 국민적 비난 여론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이쯤에서 떠오르는 건 김의겸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의 사례다. 그는 기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하다 2018년 7월 흑석뉴타운의 재개발대상 건물을 매입한 것이 부적절한 부동산 투자라는 비난을 받고 대변인 직을 사퇴했다. 이후 그는 문제의 상가를 처분하고, 차액을 전부 기부한 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더불어민주당 공천은 받지 못해 열린민주당 비례 공천을 받았고, 결국 21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손혜원 전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홍보전문가 출신으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된 그는 전남 목포시에 지인과 친척 명의로 다수의 건물을 매입하고 이 지역을 ‘목포 문화재거리’로 지정하려 한 것이 ‘공권력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손 의원은 낙후된 목포 구도심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함이었지 투기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여론에 밀려 탈당해야 했고, 현재 관련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과연 앞서 주호영의 사례와 김의겸, 손혜원의 사례는 어떻게 다를까? 차이가 있다면, 전자는 혼자가 아니었고, 후자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 전자는 재산 증식에 성공했지만, 후자는 미수에 그쳤다는 점, 전자는 보수당 소속인 반면, 후자는 민주당 소속인 점 정도일 듯 하다. 하지만 전자는 여론의 비판이나 정치적 타격을 거의 입지 않았고, 후자는 그 반대였다.

공권력 이해충돌의 관점에서 보면, 공권력을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내고, 현재까지 어떠한 피해도 입지 않은 주호영의 사례가 가장 심각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지만, MBC ‘스트레이트’ 보도로 이런 사정이 알려진 후에도 원내대표 사임이나 탈당, 의원직 사퇴 등을 요구하는 보도나 여론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쯤되면 주호영을 비롯한 보수계 정당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무제한의 ‘까방권(까임방지권)’을 받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 원내대표는 ‘서민 코스프레’에 거침이 없다.

지난 21일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고위직 인사들이 노른자위 땅 아파트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려 국민들에게 분노와 박탈감을 안겼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가 말한 ‘고위직 인사들’에 자신과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현직 국회의원들은 포함되는 것인지 아닌지 정말 궁금하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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