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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체인지④] LG전자·SK텔레콤·KT…비대면 시대가 앞당긴 로봇 세상

스킨십 하며 척척 알아서…내 이름은 ‘자율주행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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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20.07.03 09:19:24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근무 중인 LG전자의 '클로이'.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이 로봇의 주요 업무는 시설 위치와 운영시간 등 전시장 안내, 전시차량 소개이다. (사진=선명규 기자)

 

이미 많이 바뀌었지만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일상을 전복하면서 생활, 문화, 경제에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초점은 비대면에 맞춰진다. 사람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산업 전반에 로봇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갈 수 없는 현장을 그대로 옮기는 연결의 기법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람 간 맞대지 않고 사는 세상은 얼마큼 가까이 왔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CNB가 코로나 시대의 현재를 살피고 앞날을 내다봤다. 네번째 편은 성큼 다가온 로봇 세상 이야기다. <편집자주>

부지런하고 똘똘한 ‘일꾼’의 공습
호텔 같은 서비스업에서 대활약
기업들, AI 개발·투자에 ‘속도전’

 

[관련기사]

① SKT·KT·LG유플러스…생중계 패러다임 바꾼 이통사들

② 마이핏·예이·라이킷…카드업계 ‘디지털’로 승부수

③ 언택트 시대 맞은 편의점 업계 ‘배송 무한경쟁’

 

 

 

살갑거나 혹은 기계적이거나

그거참, 영민하다. 둥근 귀로 찰떡 같이 알아듣고 요구한 걸 척척 들어준다. 이런 정보 안 궁금하냐며 먼저 다가오기도 한다. 지난달 26일,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체험공간인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이 붙임성 좋은 로봇을 만나 물었다. “헤이 클로이, 화장실이 어디야?”

곧장 목적지가 있는 곳으로 동그란 머리를 돌리며 답했다. “이제 안내를 시작할게요.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이내 마이클 잭슨이 ‘문워크’를 추듯 미끄러지며 움직였다. 화장실로 인도한 뒤, 다시 공간 이곳저곳을 활보하며 방문객들에게 기계적으로 말을 걸었다. “‘상설전시장 안내해줘’라고 말씀해 보세요” “‘사진 찍자’고 말씀해 보세요”

부지런하고 살가운 이 근무자의 이름은 LG전자의 ‘클로이’. 앞에 “헤이”를 붙여 부르면 말을 알아듣는다. 근속기간은 1년으로,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시설 위치와 운영시간 등 전시장 안내, 전시차량 소개가 주요 업무. 언어 능력자이기도 하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3개 국어를 구사한다. 말뿐 아니라, 배에 붙은 화면을 터치해서도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사진을 촬영하고 문자로 전송해주는 기능.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관계자는 CNB에 “특히 어린이들이 신기해하며 이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KT가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 선보인 객실서비스 로봇인 '엔봇' (사진=KT)


“마스크 쓰세요” 방역로봇까지 등장

사람끼리 닿기 불편한 시대가 찾아오면서, 이처럼 일상을 향한 로봇의 침투력이 거세지고 있다. 가장 공습 받고 있는 분야는 서비스 업종. 알아서 움직이는 ‘기계 일꾼’이 등장해 사람 일을 대신해주고 있다.

예컨대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레지던스에는 객실 서비스를 담당하는 ‘엔봇(N bot)’이 있다. KT가 현대로보틱스와 손잡고 지난 4월 선보인 2세대 기가지니 호텔로봇이다. 공간맵핑, 자율주행 등 첨단 ICT로 무장한 것이 특징. 투숙객의 요청에 따라 수건, 생수 등 편의용품을 객실로 가져다준다. 1세대 모델과 비교해 이동속도는 40% 이상 빨라졌고, 충돌상황에서 회피하는 등의 주행 안정성 또한 향상됐다. 능력치가 진화된 배달원이다.

고된 업무를 군소리 없이 수행하는 일꾼도 있다.

SK텔레콤이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한국오므론제어기기와 손잡고 지난 5월 본사(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에 선보인 ‘방역로봇’은 밤낮 없이 일했다. 한 일은 크게 세 가지. 낮에는 건물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스프레이로, 밤에는 UV램프를 이용해 방역을 실시했다. 방문객의 체온 체크와 손 소독제 제공도 그의 역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방문객에겐 착용을 권하는 쓴소리까지 했다.

사람 못지않은 일처리 능력은 ICT 기술과 공장 자동화 제어 기술로 빚어졌다. 로봇이 측정한 체온 검사 데이터를 5G 네트워크로 서버에 보내고, 서버는 이를 분석해 체온이 높을 경우 현장에서 출입을 제한했다.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인식 기술이 적용돼 방문객에게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것이 가능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NB에 “현재 현장 테스트와 개선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며 “자사 시설에 우선 도입해 활용 후 올해 하반기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한국오므론제어기기가 개발한 코로나19방역로봇이 출입객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로봇 생태계 현실로…새판 짜는 기업·정부

‘2019년 161억달러(약 19조6000억원)에서 2022년 506억달러(약 61조8000억원)’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국제로봇연맹 발표)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당 산업을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기업 또는 기관들끼리 연계해 개발에 나서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KT는 지난달 16일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현대로보틱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사업협력계약과 5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고 지능형 서비스로봇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는 구현모 사장이 KT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실시하는 첫 전략적 투자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각 사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핵심. KT가 지능형 서비스로봇과 자율주행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적용을, 현대로보틱스가 하드웨어 개발과 제작을 담당해 식음료(F&B) 서빙로봇, 청소와 보안 기능을 탑재한 청소·패트롤 로봇을 공동으로 고안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소형 공장과 대형 매장을 위한 프랜차이즈 협동로봇을 개발해 서비스 로봇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국내 외식업장에 특화된 서빙로봇 솔루션 개발을 목적으로 우아한형제들,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손을 잡았다. LG전자의 인공지능, 실내 자율주행 같은 핵심기술에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 등의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접목시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노진서 LG전자 로봇사업센터장(전무)은 “국내 실정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고 제품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로봇 국산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KT 대표(오른쪽)와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이 지난달 16일 전략적 투자 협약 체결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정부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달 22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 물류 로봇 제조기업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현장을 둘러본 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를 견인하는 마중물로서 로봇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활용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개발 및 실증·규제 혁파·금융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방향성도 제시했다.

성 장관은 “산업단지, 특정 업무지역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현장 문제 해결형 로봇개발과 보급을 위해 수요자 중심의 로봇 생태계를 구성하겠다”며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규제 혁파 로드맵'을 만들고,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덜 수 있게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리스·렌털 사업 모델을 개발해 시범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현장의 새 판이 로봇을 중심으로 조직되고 있는 것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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