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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신년사 행간읽기②] 건설사 수장들, ‘정중동’ 행보 “왜”

올해는 각자도생…‘조용한 변화’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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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1.14 09:46:52

(왼쪽부터)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사진=각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년사를 통해 던진 화두는 ‘혁신을 통한 위기 돌파’였다. 미중 무역 분쟁과 중동 사태 장기화, 환율·금리·국제유가의 불확실성, 내수침체 등 나라 안팎으로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변화를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자는 것. 이에 CNB는 기업·산업별로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분석해 연재하고 있다. 이번 편은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는 건설업계다. <편집자주>

<관련기사>
[재계 신년사 행간읽기①] 신한·KB·하나·우리금융…새해 키워드는 ‘사업모델 혁신’


‘각자도생(各自圖生)’.

2020년 새해를 맞이한 건설업계의 분위기를 함축하는 단어다. 과감한 목표 선정과 이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이 거론되던 예년과 달리 올해 건설업계 CEO의 신년 메시지는 대부분 원론적인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데 머물렀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때아닌 미국-이란 갈등으로 중동 지역 전쟁 위기가 높아지는 등 경자년 새해에도 건설업계의 앞길이 밝지 않기 때문. 주요 건설사들은 대내외 불확실성 타개를 위해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으나, 뾰족한 묘수는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요 건설사들, 신년사 없거나 밋밋

우선, 시공능력 상위 건설사 중 현대건설과 GS건설은 별도의 신년사를 내놓지 않았다. 해외건설과 국내건설 부문에서 각기 수위를 달리는 두 건설사가 신년사를 내지 않은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먼저, 현대건설은 정진행 부회장, 박동욱 사장이 모두 별도의 시무식 없이 현대차그룹 시무식에 참석했고, 정의선 그룹 수석부회장의 인사말로 신년사를 갈음했다. 현대건설이 시무식 없이 신년 업무에 돌입한 건 올해가 처음인데, 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평소 강조해온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문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올해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터라 별도의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임 부회장은 별다른 메시지를 발표하지 않았다. 허태수 GS그룹 신임회장이 주재한 그룹 신년모임에서도 건설사업에 대한 별도 메시지는 없었다.

 

(왼쪽부터)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사진=각사)

대림산업의 경우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이 신년 메시지를 전했지만, 내용 대부분이 ‘건강을 잘 챙길 것’을 강조하는 덕담 수준이어서 사실상 신년사를 내지 않은 것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여러분과 함께 일하며 2020년 건강한 대림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해 본다”면서 “올 한 해는 여러분들의 건강에 좀 더 신경 쓰시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건강하셔야 우리 대림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올 한 해도 더 건강한 대림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건강한 대림이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롯데건설 역시 신년사는 발표했지만, 내용은 원론적인 조직론 강조 혹은 경쟁력 강화 독려에 머물렀다.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2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20년은 시장과 고객에게 우리의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새로운 10년의 성장을 약속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프로젝트와 업무의 기본을 되돌아보고 진취적인 자세로 ‘One Team’이 돼 일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의 품질안전과 원가경쟁력, 공기준수 달성을 위해 주인정신을 바탕으로 고객과 파트너, 협력회사와 상생하고 고객만족을 구현하자”면서 “경쟁력의 근간인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스마트 컨스트럭션, 데이터테크놀로지 등 기술혁신 활동을 프로젝트 성과로 연결하고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하자”고 말했다.

 

(왼쪽부터)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사진=각사)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슬로건을 “2020! 내실성장을 통한 미래시장 개척의 해!”로 정하고,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들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어 우리의 사업구조와 사업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내실성장과 미래시장 개척을 위한 네 가지 경영방침으로 ▲수익성 제고 경영 ▲기본과 원칙의 경영체질 강화 ▲글로벌 및 미래시장 개척 강화 ▲스마트한 조직문화 조기 정착 등을 제시했다.

생존전략 제각각… ‘사업 다각화’ 골몰

반면,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나름의 새해 전략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질적 성장과 미래 준비를 위한 본부별 역량 집중, 경영효율화 등을 주문했다. 김 사장은 “2020년 올해 경영환경도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규제 정책 등으로 건설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해외도 계속되는 무역 갈등 및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세 지속 등으로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양질의 수주는 저성장 시대에서 우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양적 성장만을 위한 무분별한 수주는 철저히 배제하고, 기 구축된 CRM 시스템 등을 활용한 보다 체계적인 마케팅 역량 강화로 대우건설이 재도약의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플랜트/토목사업본부는 고부가 가치를 낼 수 있는 LNG, 신재생에너지 등의 추가 공종 발굴과 역량 확보를, 주택건축사업본부는 시공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밸류체인 확대를 위해 매진할 것을, 신사업본부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다양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했다.

 

(왼쪽부터)김형 대우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사진=각사)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아시아나항공의 빠른 안정화’와 ‘종합부동산기업으로의 진화’를 강조했다.

권 대표는 “올해는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며 빠른 안정화와 통합을 이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HDC그룹에 있어서 다시 오지 않을 터닝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외연 확장에 따라 항공·교통·물류 인프라, 호텔·리조트, 발전·에너지 등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포인트를 주도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리츠, 인프라펀드 등 부동산 금융의 실질적 활용을 통해 개발, 운영, 보유 및 매각 등 사업 단계별 포트폴리오를 안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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