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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잇다-공익展②] 달리 봐야 달라 보인다…광동제약 ‘달아 높이도 솟았구나 전(展)’

처연한 천연의 자태…‘반전의 묘미’ 환경문제 꼬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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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2019.07.09 14:53:53

‘달아 높이도 솟았구나 전(展)’이 열리고 있는 서울 서초구 광동제약 본사 2층 가산청년정원 모습 (사진=선명규 기자)

공익적 성격을 띤 기업들의 후원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 장르도 다양하다. 장애 작가 조명,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 설파 등 주제에 의미를 더한 전시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에 CNB는 지금 두고 보면 좋을 <사람을 잇다-공익展>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두 번째 편은 광동제약의 ‘달아 높이도 솟았구나 전(展)’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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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자연 속 애처로운 동물들
사라지는 생명, 역설적으로 표현
‘반전(反轉) 메시지’ 큰 울림 안겨


전시장 한쪽에 동물 여섯 종의 모습이 증명사진처럼 걸렸다. 푸성귀를 베물고 한껏 폼 잡거나 점프를 한 뒤 정지샷을 찍은 것처럼 익살스런 포즈 일색이다. 그렇다고 이 전시가 희극일 것이라 속단해선 안 된다. 이들의 이름은 ‘레서판다·수달·여우원숭이·코주부원숭이·하프물범·나무늘보’. 이 땅에 몇 안 남은 멸종 위기 동물이다. 사라져가는 비극과는 역설적으로 하나같이 웃는 표정을 하고 있다. 배경도 대개 따스하고 평온해서 전반적으로 부조리극에 가깝다.

서울 서초구 광동제약 본사 가산청년정원에서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엄수현 작가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가해자는 무분별한 개발로 숲을 훼손하고 바다에 쓰레기를 버려 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인간. 엄 작가는 작품 20점을 통해 위해와 피해 사이에서 평화로운 동물을 비추는 것으로 통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밝은 달 아래서-놀자’는 모순투성이다. 남국의 환한 밤하늘 아래 불그스레한 꽃이 지천에 피었다. 가운데로는 따스한 물줄기가 고요히 흐른다. 그 안에 입꼬리가 잔뜩 올라간 온천객들이 나란히 앉았다. 북극곰, 펭귄 물범…. “응? 니들이 거기서 왜 나와?”라는 의문이 불쑥 들었다면 제대로 봤다. 이 그림은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자 점차 숲으로 내려온 북극동물들의 웃지 못할 미래를 표현한 것이다.

다른 캔버스에선 한바탕 이벤트가 벌어졌다. 면사포를 쓴 ‘신부 거북이’를 앞에 두고 신랑이 마술쇼를 선보인다. 마술사가 입에서 만국기를 끊임없이 뽑아내는 것처럼 하얀 줄기를 마구 쏟아낸다. 하객들은 손들어 환호하고 이따금 줄기를 따라다니며 유영하기도 한다. 언뜻 평화로운 결혼식 장면 같지만 아니다. 거북이가 토해내는 것은 플라스틱 비닐. 엄 작가는 “거북이의 코에 플라스틱 포크가 끼워져 있는 모습을 발견한 사람들이 이를 빼내는 영상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전시장 한쪽에 증명사진처럼 붙은 멸종위기 동물들(사진 가운데)과 자연 속에 있어 행복한 동물들 (사진=선명규 기자)

반전이 반성을 끌어내는 작품은 이뿐만 아니다. ‘밝은 달 아래서-패러글라이딩’은 언뜻 동화처럼 보인다. 핑크돌고래, 코주부원숭이 등이 초승달을 위로한 채 떠다니고 있다. ‘낙하산’을 튜브처럼 겨드랑이에 끼기도 하고 한 손이나 양손에 들고 자유 비행한다. 하나같이 개구진 얼굴이지만 같이 웃을 순 없다. 이들이 쓰고 있는 것은 비닐 봉투. 인간이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를 갖고 해맑게 유희하는 멸종 위기 동물들의 모습이 처연해 보인다.

하이라이트는 이번 전시 제목과 동명인 ‘달아 높이도 솟았구나’이다. 우람한 나무 한 그루에 다람쥐원숭이, 나무늘보 등이 열매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저 높은 곳엔 달이 휘황히 떠올랐다.

메시지는 가로누여서 봐야 나온다. 벌목으로 인해 유일하게 남은 나무 한 그루마저 거의 잘려나가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거기에 동물들이 아슬아슬하게 붙어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찬란한 달도 저 대지 끝으로 넘어간다. 빛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달아 높이도 솟았구나'(사진 위)와 '우리 모두의 기억-웨딩마술' (광동제약 제공)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들은 의식적으로라도 자꾸만 시선과 생각을 돌려서 봐야 한다. 거기서 솟아나는 메시지가 있고 그래야 경각심이 들기 때문이다. 무심히 관람하면 무심코 나무를 베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광동제약 측은 “환경문제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준비한 전시회”라며 “온실가스 감량 노력을 통해 ‘탄소중립제품’, ‘물발자국 인증’ 등을 받아 온 광동제약도 환경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관람은 무료.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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