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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상속세 완화…어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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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  2019.05.16 18:01:27

(사진=연합뉴스)

경제계가 상속세 인하를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가업상속공제제도 완화를 위한 주판알을 조심스레 튕기고 있어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상속세는 사망으로 인해 재산이 가족이나 친족 등에게 무상 이전되는 경우에 상속재산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과세표준에 따라 상속세율은 10~50%까지 적용되는데, 상속재산이 30억원이 넘을 경우 50%가 책정된다.

최대주주 등의 주식에 대해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할증평가(10~30%)까지 추가된다. 이에 경총 등 재계에서는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기업을 매각하거나 해외 이전을 검토하는 등 국부 유출과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세율 인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도 요구하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경영하고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중소·중견기업에게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세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용 실적을 보면 2015년 67곳, 2016년 76곳, 2017년 91곳에 불과한 실정. 이는 10년간 가업용 자산 처분 금지, 업종 변경 불가, 지분·고용 유지 등 엄격한 사후관리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가업상속 대상과 적용 확대를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줄줄이 제출되고 있는 것.

이 개정안들은 사후관리기간 축소 및 요건을 완화하고 최대주주 보유 주식 할증평가 폐지 그리고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매출액 기준도 5000억원 미만이나 1조원 미만 등으로 크게 상향하고 공제한도도 최대 1000억원까지 올리는 등의 내용이 각각 담겨져 있다. 발맞춰 정부에서도 가업상속공제제도 적용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설명이 길었다. 먼저 되묻고 싶다. 명분은 무엇인가?

따져보자. 경제개혁연대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에 총 22만9826명의 상속세 과세대상자 중에서 97%가 각종 공제로 과세미달자로 분류됐고, 나머지 3%인 6986명만이 상속세 납부자로 결정됐다.

특히 상속세 최고세율 구간(30억원 초과 시 50%)에 포함되는 인원은 전체 상속인의 0.18%로 극히 일부다. 즉, 가업상속공제 확대는 소수 상위계층의 ‘부의 세습’을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제 한도도 2008년 이전에는 1억원이었다가 점점 늘려 30억, 100억, 300억이 되더니 최대 500억으로 바뀐 지 5년밖에 안 됐다. 왜 더 늘려야 하는가? 사회적 합의 없이는 지탄을 받기 충분하다.

또한 현재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이 상장·비상장기업 모두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어색하다. 소규모 개인기업도 아니고 주식을 보유한 수많은 주주들이 있는 상장사를 가업을 잇는다고 보고 세제 혜택까지 준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비교적 유사하게 가업상속공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비상장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공제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세금 감면을 받았다면 사후관리를 풀어줄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함이 타당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이 흐른 현 시점에서 주창하던 재벌개혁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소수의 가문에게 부의 대물림이 보다 손쉽게 이어지게 지원하는 정책노선은 환영받기 어렵다.

기업의 경영을 지속 가능하게 해 고용 유지·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가업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업상속공제의 취지다.

재정비가 필요하다면 도입 취지를 살리며 형평성을 고려한 전혀 다른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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