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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제약사들은 왜 뷰티시장을 노릴까

기능성화장품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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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2018.04.17 10:46:53

▲‘코스메슈티컬’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디럭스토어 매장에 전시된 제약사 기능성 화장품. (사진=김주경 기자)


건강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능성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이는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유통채널 확보나 마케팅 전술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 지적이다. (CNB=김주경 기자)

더마화장품 시장 ‘활발’…뷰티업계 판도 ‘휘청’

화장품에 의약품 기능이 포함됐다는 의미의 ‘코스메슈티컬(화장품(Cosmetic)+의약품(Pharmaceutical))’이 제약업계 트렌드로 부상했다. 뷰티업계에서는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화장품’으로 불린다. 이런 기능성 화장품은 30대~50대 여성을 중심으로 선호도가 높다.

더마화장품은 기존에는 약국이나 병원 피부과에서 주로 판매했지만, 최근에는 올리브영·라라블라·롭스 같은 대형디럭스토어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화장품의 인지도는 해외가 더 높다. 해외 화장품 시장 연간 매출은 약 35조원에 달하며 연평균 8% 이상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외시장에서의 인기 여파로 국내에서도 연평균 15%씩 시장규모가 커지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20곳의 제약사와 15곳의 바이오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했다.

▲동국제약 ‘센텔리안 24’ 브랜드에서 만든 마데카크림은 출시 이후 약 100만 개 이상 판매되는 등 효자상품으로 불린다. 라라블라 매장에 진열된 ‘마데카크림’ (사진=김주경 기자)


동국제약, 시장안착 ‘1위’

코스메슈티컬 시장에서 가장 재미를 본 제약사는 동국제약이다. 동국제약은 ‘마데카크림’으로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데카크림은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라는 식물추출 성분에 기반한 제품이다. 지난 한해 동안 100만개 이상 팔린 효자상품이다.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로만 지난해 약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동국제약 전체 매출 3500억원의 14.3%에 이르는 규모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CNB에 “마데카크림은 상처를 치유하는 마데카솔 연고의 이미지가 강해 고객들에게 반응이 좋다”며 “지금은 홈쇼핑을 통한 판매가 주를 이루지만 최근 이마트와 롭스, 랄라블라매장에 입점하는 등 유통채널이 넓혀진만큼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121년 제약 기술에 기반한 뷰티 브랜드 ‘활명’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윤도준 회장의 장녀 윤현경 상무가 화장품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활명 스킨 엘릭서’는 토너, 미스트, 세럼, 오일이 한 병에 들어있는 제품이며. 장수 제품인 ‘활명수’의 생약성분이 제품에 들어 있다. 해외 시장에 내놓는 첫 제품인 만큼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힘을 쏟고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CNB에 “활명 스킨 엘릭서는 지난해 워싱턴 주, 메사추세츠 등 미국 주요 도시와 캐나다 등 30여개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했고 출시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판매량이 높다”면서 “국내 출시도 막바지 준비단계이며 곧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 후 그 해 12월 베이비스파 브랜드 ‘리틀마마’를 출시하면서 유아용 스킨케어를 내놓는 등 화장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출시 두달 만에 주요 백화점과 로드샵 30여 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주요 온라인 몰에 입점하는 등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리틀마마를 통한 화장품 시장에 대한 자신감은 이정희 대표의 발언에도 잘 묻어난다. 최근 이정희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똑같은 물건을 만들어 성공한다는 생각은 버리겠다”며 “유한양행만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2013년 한스킨을 인수한 뒤 3년간 약 1500억원을 투자해 화장품 시장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한스킨을 ‘셀트리온스킨큐어’로 사명을 바꿨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다이소 전용 화장품 브랜드 ‘위드피카’를 출시해 유통채널을 구축하는 등 변신을 꾀했지만 아직까지는 성과가 미진하다. 

섣부른 도전은 실패 지름길 

한편, 섣부르게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기업도 있다. 동아제약은 1976년 ‘라미화장품’을 계열사로 두고 제약 성분이 포함된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려 힘을 쏟았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려 2003년 화장품사업에서 발을 뗐다. 

경남제약은 자사 대표제품 ‘레모나’에 기반을 둔 미백 기능성 화장품 ‘블랑씨’를 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유통채널 구축에 실패해 6개월 만에 시장에서 철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성분 효용성에 착안해 기능성화장품 시장을 공략하는 제약사가 많지만 성공한 케이스는 손에 꼽는다”며 “그럼에도 화장품은 신약개발보다 실패할 확률이 낮고 진입장벽 또한 낮다는 인식 탓에 새로운 사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실패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기능성화장품 시장을 노리는 데는 일반의약품보다 규제 장벽이 낮은데다 신약 개발과 달리 단 시간에 매출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더 나아가 제약업계 내수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수익원 확보전략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해외시장 진출 등이 시급한데다가 신약개발에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되다 보니 ‘시드머니(종잣돈)’ 확보 차원에서라도 ‘코스메슈티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CNB에 “몇 년 전만 해도 제네릭의약품(복제약)의 가격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80%까지 인정됐다. 하지만 정부 규제 때문에 지금은 50%에 그치는 데다, 설상가상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도 내려가면서 실적압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입점한 ‘활명 스킨 엘릭서’ (사진=동화약품 제공)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약사가 보유한 약품 기술력으로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우선이며, 동시에 유통채널 확보 전략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동철 중앙대 약대 교수는 CNB에 “제약사가 만드는 기능성 화장품 원료는 피부치료 연고제제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익원을 창출하는 제약사 입장에서는 의약품과 기능성 화장품의 경계선이 크지 않아 상품화해서 판매하는 것이 큰 무리가 없다지만, 초기 단계인 만큼 소비자 반응을 살펴가며 신중하게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CNB=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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