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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준기 중사 사건’ 23년 만에 진실 밝혀진다

국민인수위, 공소시효 지났지만 재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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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7.06.10 09:02:26

▲1994년 군에서 의문의 사고를 당한 박준기(47) 씨가 지난 3일 국민인수위원회 ‘국민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사연을 알리고 있다. 그의 두 다리는 의족에 의존하고 있다. (사진=박씨의 형 박준호 씨 제공)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산하 국민인수위원회(광화문 1번가)가 군복무 중에 의문의 사고를 당한 박준기(47)씨 사건에 대해 관련 부처에 재조사를 권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씨는 지난 3일 ‘광화문1번가’ 특별 프로그램 ‘국민마이크’를 통해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세상에 알리고, 국민인수위에 사연을 접수했다. 국민인수위는 3일 뒤인 지난 6일 박씨에게 당시 사건을 재조사 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전했다. 박씨 측에 따르면, 조만간 정부차원의 민관합동조사단이 구성돼 당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할 예정이다. (CNB=도기천 기자)

23년전 두 다리 절단 ‘의문투성이’
軍, 권익위 권고에도 자살시도 결론
문재인 정부, 당시 사건 다시 조사 
    
이 사건은 지난 2007년 국민권익위의 재조사 권고, 2015년 국방부장관의 민관 합동조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군 검찰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큰 논란을 낳은 바 있다. 그동안 국회 국방위원회, 시민단체, 다수의 언론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군검찰조사단은 지난해 1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재조사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었다. 

박씨와 박씨의 형 박준호(52)씨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생업을 접고 1인시위, 서명운동을 이어가며 진상 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박씨 사건은 1994년 12월 17일 발생했다. 당시 스물네살 박준기 중사는 교통사고를 내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안전벨트 덕분에 박 중사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 

하지만 헌병대 조사 과정에서 계단으로 추락해 다리를 크게 다쳐 두 다리를 모두 절단하게 된다. 

군 당국은 박 중사 스스로 병원 10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군 수사자료에는 ‘박 중사가 반개방형 창문(창문 하단 손잡이를 잡아당기거나 밀어 살짝 열리도록 고안된 창문)을 21㎝ 열고 아래로 떨어졌다’고 쓰여 있지만 그 정도 폭으로는 사람이 빠져나갈 수가 없다. 군 수사 자료를 보면 사건 당시 박 중사는 의식불명 상태였다.  

▲박준기·박준호 씨 형제는 20년 넘게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는 준기 씨(왼쪽)와 준호 씨. (사진=CNB포토뱅크)


박씨는 당시 사건이 군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병원에서 투신하지 않았다. 헌병 수사관에게 폭행당해 큰 부상을 입었고 군은 이를 은폐하려고 자살 시도로 몰았다”고 폭로했다.  

박씨는 2군단 헌병대, 성심병원, 군 병원 등을 돌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여러 의문점들을 발견했다. 

군 당국에 끈질기게 재조사를 요구한 결과 수차례 재조사가 이뤄졌지만 군의 입장은 한결 같았다. 2002년 2군단 헌병대와 2006년 육군 수사단은 “초동 수사에 문제가 없다”며 박씨 사건을 기각했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2007년 이 사건을 재조사한 결과, 군의 수사에 여러 허점이 발견됐다. 특히 권익위는 박씨가 투신했다는 반개방형 창문으로는 사람이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권익위는 당시 김장수 국방부장관에게 박씨에 대해 ‘공무 중 부상’으로 인정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군은 끝내 권익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8년 군 검찰과 2010년 육군 법무실은 각각 “초동 수사에 문제가 없었으며, 헌병 수사관의 폭행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박씨 형제는 이에 맞서 정부, 언론 등에 진실 규명을 호소했다. 그 결과, 국회 국방위원회 진성준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2015년 4월 국회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재수사를 촉구했고, 한 장관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이지만 군의 조사를 못 믿으면 다른 민간과 함께 확인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민관합동조사를 결정했지만 2016년 1월 군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박 중사 사건을 기각했다.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박준기 중사의 형 박준호씨. (사진=CNB포토뱅크)


한때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사장님’ 소리를 들었던 박준호 씨는 20년 넘게 생업을 접고 당시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박준기 씨는 두 다리를 의족에 의존해 힘든 걸음을 떼고 있다. 

박준호 씨는 CNB에 “국민권익위가 진상을 밝혔고, 국방부장관이 국민 앞에서 재조사를 약속했는데도 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준다니, 동생의 한을 꼭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인수위의 ‘국민마이크’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힘입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마이크는 ‘국민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을 말하고, 정부가 이를 경청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민과 정부가 소통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매주 토요일 촛불집회의 상징적 장소인 광화문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간 국민들은 사드 철수, 선거권 19세 부여, 미세먼지, 재벌 개혁, 일자리 창출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주제에 관해 발언했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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