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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한미정상회담’, 전경련의 히든카드 될까

위기가 기회? 전경련의 ‘패싱(passing)’ 극복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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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2017.06.08 10:15:08

▲새 정부의 '전경련 배제'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풍부한 민간외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전경련이 이달 말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위원회’에서 배제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경련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조력자였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정국 불안으로 외교공백이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는 점에서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전경련을 다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경련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CNB=손강훈 기자)

외교공백으로 존재감 드러낸 전경련
국제무대 누비며 ‘민간외교관’ 역할
文정부에서 ‘왕따’ 신세 면할지 주목

외교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안개 속이다. 한미 간 긴급현안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한미FTA 재협상 등이 양국 관계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컨트롤타워마저 정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과거부터 민간외교의 핵심 역할을 해온 전경련이 주목받고 있다. 전경련은 그동안 쌓아온 국제협력 민간 네트워크를 통해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최근 적극적인 대외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상공회의소가 대미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개최하는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서밋(정상회담)’에 참여하기 위해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시선을 모았다.

당시 행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주요 주지사 등 30여명의 미국 정부 인사가 참석했으며, 전경련 쪽에서는 경제사절단 대표를 맡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비롯해 정순효 롯데케미칼 부사장, 김철환 현대자동차 상무, 유영태 포스코아메리카 상무, 이진용 삼양 상무, 이종복 효성USA 전무 등이 함께 했다.

또한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같은 달,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경단련 회장을 만나 한·미·일 동맹강화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서밋’을 제안하기도 했다.

오는 10월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 재계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 재계회의는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과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됐는데 지난 2008년 우리나라가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 가입 대상국이 되는데 힘이 됐다.

이처럼 전경련의 국제무대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이달 말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민간경제사절단의 역할이 주어질지 주목된다. 잘만하면 전경련으로서는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가 한미FT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전경련에 소정의 임무가 주어질지 주목된다. 현재 미국은 ‘한국이 한미FTA로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에 의해 만들어진 한미FTA는 끔찍한 협상으로 한국정부에게 재협상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혀 우리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전경련은 적극적으로 한미FTA의 정당성을 주장해왔다.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 서밋에 사절단 대표로 참가한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당시 환영사에서 “한미 FTA 체결 이후(2011~2015년) 세계 교역은 10% 가량 줄어든 반면, 한미 양국의 교역은 15% 가까이 늘었고, 지난 5년간 한국 기업이 미국에 매년 50억 달러 이상 투자한 결과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미국 측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더불어 전경련은 FTA는 미국에도 꼭 필요한 무역협정임을 강조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 대응방안 모색을 위해 미 정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설득하기도 했다.

이런 전적이 있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전경련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전경련을 적폐로 규정하며, 대한상공회의소에 힘을 실어줬다. 이 때문에 전경련을 활용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우세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 초청강연에 참석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외교실리 vs 국민정서, 선택은?

하지만 실제로 문 대통령이 전경련을 활용할지는 단언하기 힘들다.

현재 전경련은 새 정부 들어 찬밥 시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문 대통령 1호 업무지시인 ‘일자리 위원회’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했다. 일자리 위원회 구성을 보면 한국노총, 민주노총, 비정규직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가 노사단체 대표로 이름을 올렸지만 한 때 재계를 대표했던 전경련은 빠졌다.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무게추는 빠르게 대한상의와 경총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 의지를 드러내자 김영재 경총 부회장이 “비정규직의 정규화는 기업경쟁력과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이라고 받아치며 재계의 불만을 공식적으로 표현하는 등 전경련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전경련의 잘못이 크다.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몰고 간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청와대의 지시로 2014년부터 작년 10월까지 총 68억원을 ‘아스팔트 우파’로 꼽히는 어버이연합·엄마부대·고엽제전우회 등에 지원했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스스로 ‘정경유착의 상징’이 돼 버린 것이다.

그러자 부담을 느낀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과 포스코가 잇따라 공식 탈퇴하며 영향력과 규모가 크게 감소됐다. 215명의 직원(2016년 12월말 기준) 중 70명이 퇴사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은 대대적인 혁신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대국민 사과에 이어 임원과 팀장급 임금까지 삭감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별 효과가 없어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인 지난 4월, 대한상의 초청 강연에 참석해 “전경련의 시대는 갔다. 대한상의가 건설적인 경제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대한상의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이런 점에서 전경련의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참여는 안개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7일 CNB와의 통화에서 “정부로부터 한미정상회담 경제사절단 구성과 관련해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고, 외교부 관계자 역시 “사절단 구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전경련과 외교부 모두 말을 아끼고 있지만 외교공백이 길어질수록 문 대통령이 전경련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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