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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주가 연일 신기록…하지만 증권사들 표정 어두운 이유

고달픈 서민들 증시 외면…대형주 훨훨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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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2017.05.13 08:18:51

▲기업의 호실적과 수익개선 전망으로 코스피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0일 장중 한 때, 지수가 2300선을 돌파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증권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지수상승이 수익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 생각만큼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지 않는다는 얘기다. 증시 호황이 곧 증권사 수익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CNB=손강훈 기자)

증시 뜨겁지만 증권사 ‘미지근’
빚더미 서민들 주식시장 외면
신난 외국인들 ‘그들만의 잔치’

기업들의 호실적과 수익개선 전망으로 주식시장이 뜨겁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6일 6년 만에 2200포인트를 돌파한데 이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23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내 3000 돌파설을 내놓고 있다. 
         
증시는 뜨겁게 달궈지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지수 상승이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오르면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증시에 자금이 몰리고, 거래 수수료를 받는 증권사의 수익은 늘어나게 된다. 실례로 지난 2015년 저금리 기조와 맞물리며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이 9조원을 돌파하자 당시 증권사들은 어닝 시즌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좀 다르다. 올해 4월 유가증권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5987억원으로 전년(4조52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 중이다. 5월 들어서도 거래대금은 4~5조원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작년 이맘때 코스피 지수는 1950선이었다.

이는 거래가 외국인의 대형주 투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7563억원, 2198억원을 판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8040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의 ‘사자’, 개인·국내 기관의 ‘팔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외인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실적이 좋은 대형반도체 기업 주가를 대량 사들였다. 

문제는 거래 횟수다. 한 주당 수십~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대형주를 한꺼번에 대량 매수하게 되면 거래대금은 엄청나지만 거래횟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개미투자자들이 중소형주를 자주 사고파는 게 수수료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활황에도 불구하고 늘지 않고 있다.     

이는 주식에 투자할 만한 여유자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최근 통계 따르면 가계부채가 14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90%에 이르고 있다. 14년째 비교 대상 신흥국 중 1위다. 1년 새 가계부채 증가 폭도 신흥국 중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민들이 주식에 투자하기는 언감생심이다.

더구나 최근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종목들이 한 주당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대형주들이라는 점도 서민들을 증시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주당 200만원을 넘는데 이런 대형주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코스피 상승세 분위기에 휘말린 주식시장에서 알짜배기 중소형주를 찾아내기에는 정보력도 부족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개인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활황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주식 거래수수료 수익은 늘지 않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연내 3000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개인 투자심리 약화, 과도한 무료 수수료 경쟁 등으로 인해 증권사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서 2017년 증시 호황을 바라며 열린 '증시 대동제' 현장. (사진=연합뉴스)


고객확보 무료 경쟁, 되레 실적에 ‘발목’ 

증권사들 간의 ‘공짜 수수료’ 경쟁도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주식거래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거나 아예 받지 않다보니 결국 ‘제 살 깎아먹기’가 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025년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개설한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국내 주식 거래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KB증권·한국투자증권은 5년간, 삼성투자증권은 3년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KTB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10년 무료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 모바일·온라인 거래 중심으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 10명 중 8명이 MTS(모바일), HTS(온라인)를 통해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가 1bp(0.01%) 이상 돼야 타산이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벤트가 계속되면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주식투자자 고령화 현상’도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삼성전자, 네이버, 현대모비스,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에 투자한 20~30대 젊은층 주주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 크게 줄었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은 늘었다.

시장 주도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총 주주 6만6799명 중 40세 미만은 15.49%에 불과했다. 반면 50대 이상은 절반(49.93%)에 육박했다. 40~50대가 은퇴하는 10년 후에는 살아남을 증권사가 몇 안 될 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CNB에 “이제 주식거래수수료를 주수입원으로 삼던 시대는 끝나고 있다”며 “기업공개, 인수합병 주관·자문, 회사채 발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개인들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인한 정치·외교 불확실성이 해소, 경기 회복 기대감 상승 등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 최근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 증가가 포착되고 있는 점이 긍정론의 배경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더불어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피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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