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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미리가 본 미래 은행③] 거대한 ‘원 프로젝트’를 열다, NH농협은행

초유의 복합금융 네트워크, ‘NH핀테크혁신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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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이성호기자⁄ 2017.03.09 11:37:14

▲NH농협은행의 ‘NH핀테크혁신센터’는 핀테크 생태계 확장의 전초기지다. 사진은 ‘NH핀테크혁신센터’ 입구 모습. (사진=황수오 기자)

NH농협은행은 금융권 초유의 독자시스템인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을 통해 핀테크(금융+IT) 영토를 시나브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궁극적으로 핀테크 융복합 생태계를 만든다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그 전진기지인 ‘NH핀테크혁신센터’를 찾아가봤다. (CNB=이성호 기자)

스타트업 기업들의 ‘화수분’ 역할
‘원 프로젝트’ 안에서 서로 시너지
농업에 금융 접목, ‘핀테크’ 확장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소재한 ‘NH핀테크혁신센터’는 지난 2015년 11월 문을 열었다. 입구에서부터 ‘금융을 열어 세상을 바꾸다’, ‘열어라! 공유하라! 상생하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센터가 추구하는 가치를 나타내 주는 듯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 곳은 농협과 핀테크 기업 간 원활한 정보 공유와 긴밀한 협력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사업제휴부터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이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현재까지 310여개 기업과의 상담이 이뤄졌고 핀테크 세미나도 16O여 차례나 열렸다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탁 트여진 140여평의 공간에 파트별로 직원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는데 농협은행 직원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수많은 핀테크 기업 중 심사를 거쳐 멘토링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입주한 회사들이다. 센터는 이들에게 무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NH핀테크혁신센터’에서는 입주기업들과 농협은행 직원들이 협업을 꾀하고 있다. (사진=황수오 기자)

현재 해외송금을 주요 아이템으로 하는 ‘머니택’을 비롯해 ‘펄’(모바일가계부), ‘미드레이트’(P2P금융 플랫폼), ‘더루프’(블록체인) 등 스타트업 기업들이 들어와 있으며, 이달 중에 추가로 팜토리(농산물 직거래 플랫폼), 유캔스타트(크라우드펀딩), 챗링크(B2B챗봇)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각자도생이 아니라 ‘NH핀테크 오픈플랫폼’안에서 서로 특색 있는 서비스를 제휴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센터에는 곳곳에 유리벽으로 나눠지거나 테이블이 조성된 공간들이 많았다. 은행과 입주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사용하거나 외부인들과 협의하는 상담실이다. 이밖에 대회의실 등도 갖춰져 있는 등 센터는 핀테크 기업들과 함께 굴러가는 역동적인 인상을 풍겼다.

입주 기업은 거주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 사업이 커져서 매출이 늘어나고 인원이 많아지면 스스로 센터를 떠난다. 임대료 등 걱정 없이 사업을 펼칠 수 있고, 성과가 두드러지면 은행 측이 홍보도 해준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이만한 호사가 없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CNB 기자에게 “스타트업(신생) 단계의 핀테크 기업들은 여러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금융을 열어 세상을 바꾼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다. (사진=황수오 기자)


‘핀테크 이상의 핀테크’ 추구 

일단 여기까지만 보면 창업 등을 지원하는 여타 기업육성센터 등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히 차별점이 있다. 농협은행은 스타트업 멘토링 외에도 현재 30여개 핀테크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하나의 ‘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틀은 2015년 12월에 선보인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이다. 핀테크 기업들이 농협의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 환경을 구축해 놓은 것.

API는 특별한 프로그래밍 기술이 없어도 원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말한다.

핀테크를 개발하려고 하는 기업들의 경우, 은행 즉 금융기관이 없으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구축하기 힘들다. 사실 상 거의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관련 서비스나 고객들을 전부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핀테크 사업을 하기 위해선 대부분 은행과의 제휴를 꾀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접근하기도 힘들고 막상 손을 맞잡는 다해도 규격·표준화된 계약 형태에 맞춰줘야 하는 등 개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농협은행에서는 남들과 다른 핀테크 전략을 세웠다. 누구나 손쉽게 API를 이용해 최적화된 형태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현재 68개 API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100여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68개 금융프로그램을 가지고 조합해 핀테크 기술을 구현하면 된다. 이중 1개를 활용 하던가 블록처럼 여러 개를 뽑아서 조합해 자신의 사업을 만들어 내면 되는 구조. 즉, 판(오픈플랫폼)을 깔아 줄 테니 이를 통해 마음껏 날개를 펴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정관리 앱’을 만든다고 하면 은행·신용카드 등의 그날의 거래내역을 자동으로 일정앱에 같이 구현해주면 의미 있는 서비스가 된다. 핀테크 기업이 농협의 오픈플랫폼을 통해  기술을 적용하면 농협은행·카드 등이 연동돼 자동적으로 기입되게 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얼마든지 핀테크 사업을 선보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전략의 핵심은 오픈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계속 파생되는 사업을 추구하고 있어 오히려 은행 측에서 핀테크 기업들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주체는 핀테크 기업이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을 파악하고 뭐가 필요한지, 은행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하고 서로 소통해야 상생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필요한 공간이 ‘NH핀테크혁신센터’로 API테스트, 서비스모델링, 상담·지원 등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센터 내 회의실, 로비 모습. (사진=황수오 기자)


‘농업 핀테크’로 독자 영역 확장

농협은행은 한 발 더 나아가 농협만이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이른바 ‘농업 핀테크’다. 핀테크 기업에게 창조농업 아이디어 및 사업모델을 제공하는 등 농업에 핀테크를 접목시킨다는 복안이다. 은행 측은 오는 25일~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농업 핀테크 공동 아이디어 해커톤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농업 핀테크는 사실 은행 측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농업 내부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동인이 없고 아이디어 자체도 굉장히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

하지만 많은 핀테크 기업들을 만나 소통해보니 가능성은 충분했다. 핀테크라는 영역자체가 지급결제, P2P, 자산관리, 인증 등 규격화 돼 있다 보니 이 틈바구니에서 경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자산관리 아이템 등을 농업에 접목시켜보면 어떨까? 여러 핀테크 업체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명 시장성은 있다는 판단으로 같이 키워 보겠다는 것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농업만 하시던 분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혁신적인 모델이 외부 핀테크 기업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농협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향후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어 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 핀테크.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농협의 입장에서 타 은행과의 차별점을 더욱 부각시킨 무기이자 신의 한수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이처럼 농협은행의 핀테크 전략은 직접 개발한다기 보다는 협력 기업들과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역으로 구조상 장기 프로젝트다보니 단기 실적 압박을 걷어내고 긴 호흡의 지속가능체계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에서는 소스 재료를 주고 핀테크 업체들이 요리를 만든다. 그 맛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 기업들이 직접 받아야 한다. 성공할 경우 같이 커나간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착실히 내공을 쌓아나가다 보면 광범위한 핀테크 기술사업이 양산될 수 있는 여지도 엿보인다. 무엇보다 족쇄를 채우지 않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들이 농협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서 사업상 필요한 타 금융기관과의 제휴를 막지 않는다”며 “지속적으로 은행-핀테크 기업-금융소비자 간 상생의 생태계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NB=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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