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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대형건설사들 국책사업비 수백억 편취 사건의 진실

나랏돈은 눈먼 돈? 건설사들, 정부공사비 어떻게 가로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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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2017.03.03 10:34:26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해 1월부터 대형국책사업관리팀을 구성해 국책사업 점검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 1월10일 박순철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 부단장이 대형국책사업관리팀의 1년간 성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3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국책사업인 수서고속철도(수서∼평택) 건설과정이 대형건설사들의 비리로 얼룩져 현재 시행중인 관급공사 전반에 대한 점검 및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 감독 하에 있는 국가기반시설 공사에서 건설사들이 어떻게 부정을 저질렀을까. 전말을 들여다봤다. (CNB=손강훈 기자)


건설사들, 정부 속여 수백억원 착복
현행 관급공사 입찰제도 구멍 ‘숭숭’
시민단체들 “적발된 건 새발의 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수서고속철도(수서∼평택) 건설과정에서 뇌물을 제공하고 공사비를 부당하게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재벌 건설사가 포함된 4개 건설업체와 업체 대표에 대해 6개월간 관급공사(공기업, 준정부기관,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 입찰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업자 제재 조치를 취했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철도공사가 이번에 제재를 결의한 것은 지난해 정부가 대형건설사 비리를 적발한 데서 비롯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해 1월부터 전문인력 20명으로 구성된 대형국책사업 관리팀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사업 점검에 들어간 결과 일부 건설사가 정부공사비를 가로챈 혐의를 잡아냈다.

당시 척결단은 정부 공사 전반을 약 6개월에 걸쳐 조사하던 중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척결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B건설은 지난 2015년 12월 수서-평택 고속철도 2공구 터널 굴착과정에서 저가의 발파 공법을 사용했음에도 고가의 무진동암파쇄 공법을 사용했다고 속이고 시공하지 않은 선대구경 공사를 실시한 것으로 가장해 공사대금 180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A건설은 같은 기간 수서-평택 고속철도 3-2공구 터널 굴착과정에서 보강공법인 ‘강관다단 그라우팅’ 공사 등을 누락하고 시공하지 않은 무진동암파쇄 공법과 선대구경 공사를 시공한 것처럼 꾸며 공단으로부터 공사대금 190억원 상당을 받았다.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척결단은 지난해 7월 제2공구와 제3-2공구 시공사 2개사, 하청회사 3개사, 감리업체 2개사의 직원 총 1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또한 기성검사 입회 없이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감리보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공단 소속 공사감독관 등 3명을 징계하고 부당 집행된 공사대금 총 370억원 상당을 환수 조치했다. 

‘부패척결단’ 활약상 눈길

한편 부패척결단은 ‘세월호 참사’ 후속조치로 생긴 기구로 2014년 7월25일 출범했다. 법무부, 검찰청, 국민권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에서 선발된 공무원 35명이 4개 팀으로 나눠 행정기관 등을 조사해왔다. 

그동안 한국농어촌공사 사업비 집행 실적 조작, 학교 급식 관련 뇌물 등 사회 전반의 비리 사건을 파헤쳐 왔으며, 작년 한해 동안 2004억원의 국고 낭비를 막는 성과를 거뒀다.   

대검찰청으로부터 이 사건을 배정받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약 4개월간 수사해 시공사 현장소장 등 28명을 입건, 그 중 14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이 받은 혐의는 공사대금 180억원을 가로챈 ‘배임·사기’와 총 1억원 가량의 뒷돈을 받은 ‘뇌물수수’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성남지청의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 직원, 해당 업체에 징계와 제재를 내렸다”며 “비리와 관련된 부분은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수서철도공사는 서울 수서-경기 평택 구간 61.1km에 추가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3조127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GS건설, 삼성물산, 두산건설, 현대산업개발, 코오롱건설, 대우건설, 금호산업, 경남산업, 포스코건설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가해 시공했다. 

수서고속철도는 지난해 12월9일부터 정식운행 됐으며 하루 평균 이용객이 4만20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건설과 B건설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이와 관련 A건설 관계자는 CNB에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행정처분 취소소송이 끝날 때까지 입찰 자격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B건설은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대형건설사들이 공사비 편취 의혹을 받고 있는 수서고속철도 사업의 노선도. (사진=국토교통부)


“입찰제도 전면 개혁해야”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두고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부발주공사 제도 전반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적발된 것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4대강, 부산신항 건설에서 담합, 뇌물수수 등의 비리가 드러났고 현재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 최순실씨의 경우 전방위에 걸쳐 국책사업과 방위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경의 2014년 12월 공조수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국고보조금 비리 금액은 3119억원에 이르렀다. 2015년 7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서도 4461억원의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이 적발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국책사업 비리에 대해 처벌만 강화할 것이 아니라 입찰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입찰제도가 뇌물, 건설사 담합 등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주장이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부장은 CNB와의 통화에서 “최저가낙찰제가 폐지되면서 입찰에서 가장 객관적 기준인 ‘가격’ 요인이 사라지고 종합심사낙찰제로 인해 ‘설계경쟁’ 등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근본적인 입찰제도 개선 없이 처벌만 강화하는 정부의 비리 근절 방안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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