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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정치권, KT 경영간섭 논란…정경유착 끊자면서 “왜”

‘쇳물(포스코)’과 ‘주파수(KT)’는 국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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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도기천기자⁄ 2017.01.22 16:35:34

▲황창규 KT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들 간의 뇌물죄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참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 KT의 경영 문제에 압력을 행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CNB=도기천 기자)
     
“정치이슈 엮지 말고 실적으로 평가해야”

이번 논란의 시작은 옛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 김종훈(울산 동구) 의원이 최근 공동명의의 논평을 내고 “황창규 KT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지난 20일에는 정의당 일부 의원도 황 회장 연임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KT 사외이사 중 일부가 박근혜 정부가 내리꽂은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황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황 회장의 연임 여부와 연결 짓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KT 경영 구조상 황 회장이 각종 인사에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KT 내부에서는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CEO추천위원회의 의사결정에 정치권 외풍이 작용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순실게이트’의 본질이 정치가 기업의 경영행태에 개입한 ‘정경유착’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다. 

직원 대부분인 1만8000명 이상이 가입된 KT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 이슈는 (연임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기 부적절하며, (CEO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KT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소기의 성과를 창출한 점은 분명하므로 CEO에게 한번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KT 내부에서 무던하게 성과를 일궈왔다는 평을 얻고 있다.    

황 회장 취임 이후 KT는 2015년 영업익 1조2929억원으로 1조원 돌파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분기 2151억원, 2분기 4270억원, 3분기 40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꾸준히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1월 취임한 그는 이전의 수장들과 달리 평생 반도체 연구에 몸바쳐온 전문가 출신이다. 1989년 삼성반도체 DVC 담당으로 입사해 상무이사, 연구소장, 부사장,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 및 기술총괄사장 등을 거치며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시킨 인물이다. 이런 전문성이 KT의 성장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또 1주일에 1회 이상은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소통 하는 등 현장중심형 CEO로도 정평이 나있다. 

▲KT와 마찬가지로 포스코 또한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고로에 직접 화입(火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T․포스코, ‘외풍’ 물리칠 시험대 

이처럼 안팎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외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KT가 포스코와 더불어 대표적인 ‘주인 없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재벌 기업들과 달리 KT는 국민연금공단이 10.62%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고, 나머지는 외국인과 소액주주다. 포스코 또한 국민연금과 지배구조가 비슷하다. 

이렇다보니 이들 기업이 민영화 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정부는 지금도 국민연금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쇳물(포스코)과 주파수(KT)는 국가 자산’이라는 낡은 사고방식 탓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경우도 황 회장처럼 강도 높은 개혁으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지만 끊임없이 교체설이 나도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재계에선 잦은 ‘외풍’ 탓에 KT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불황 극복을 위한 중장기 플랜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주 ‘수장’이 바뀌어 왔다는 점에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이 정치권력의 외풍 앞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며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정치적으로 독립되어야 CEO추천위원회를 압박하는 형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를 계기로 투명 경영과 주주권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KT의 한 직원은 “회사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국회의원들이 왜 회장 연임 문제를 거론하고 나서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어떠한 정치적 개입 없이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유착을 끊자는 탄핵 촛불의 효력이 KT와 포스코를 통해 시험대에 올랐다.
 
(CNB=도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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